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한국의 거의 모든 엘리베이터에 항균 필름이 붙었습니다. 엘리베이터 뿐만 아니라 문 손잡이 등 곳곳에 항균 필름이 부착되었죠.
항균 필름이 방역 필수품으로 여겨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그 효과에 대해서 의문을 갖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 방지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오히려 확산을 가속시킨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항균 필름의 원리
일단 항균 필름의 원리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미국국립보건원에서 실험한 바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구리 표면에서 수 시간 내에 사멸한다고 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바이러스 종류들이 구리 입자와 만났을때 활동성이 저하되곤 합니다.
항균 필름은 이러한 실험 결과에 기반해 만들어진 제품입니다. 필름 소재에 구리 입자를 첨가하거나 코팅합니다. 구리 입자와 접촉한 바이러스가 약화하기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항균필름 효과는 아직 몰라
그러나 몇몇 전문가들은 항균 필름 효과에 대해서 부정적인 의견입니다. 금속인 구리 표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멸한다고 해서, 구리 입자를 덧입히기만한 항균필름에서 같은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 속단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의 중앙일보 인터뷰에 따르면, 항바이러스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구리 성분과 바이러스가 직접 접촉해야하는데, 플라스틱 필름안에 첨가된 구리 이온은 외부의 바이러스와 직접 접촉할 수 없어 항균 효과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또한 필름에 구리 코팅을 했더라도 금새 구리 입자가 떨어나갈 확률이 높아 효과가 없는건 마찬가지라고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론적으로 구리와 바이러스가 만나면 바이러스의 활동성이 저하되어 항균 효과를 보는 것이 맞으나, 항균필름에 도포되거나 첨가된 구리 입자가 바이러스와 직접적으로 만나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바이러스가 구리 입자를 만난다고 해서 바로 사멸하는 것이 아니기에, 그 사이에 접촉이 일어난다면 오히려 교차감염의 위험성까지 갖게 됩니다.
엘리베이터는 특히 효과 없을지도
특히 왕래가 잦은 엘리베이터의 경우라면 항균 필름의 효과를 쉽게 보기는 힘들겠습니다.
특히 지난 6월 경기도의 한 아파트에서 일어났던 집단감염 사례에서는 항균 필름이 코로나 전파의 주범으로 의심받기도 했습니다.
당시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는 “구리성분의 항균 필름에도 바이러스가 4시간 정도 생존한다는 보고가 있다”며 “승강기 버튼에 부착된 항균 필름도 살펴보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엘리베이터의 항균 필름의 효능에 대해 맹신하는 것은 현명치 못한 일일 수 있겠습니다.
물론 항균 필름이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방역에 조금 더 도움이 되겠지만, 승강기 버튼을 누른 손가락으로 얼굴을 다시 만지지 않는 등 시민의 각별한 주의 역시 필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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