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역대급’, ‘유례없는’이라는 수식어가 워낙 흔하게 쏟아지는 것이 요즘 세상이지만, 코로나19처럼 역사에 남을 만큼 우리의 삶에 크게 영향을 주는 것들은 찾기 힘들다.
하지만 전기차는 ‘역대급’이라는 수식어가 딱 어울리는 몇 안되는 분야 중 하나다. 예를 들어 테슬라는 2020년 저점 대비 300% 이상 주가가 상승했으며, 더이상 ‘투기’ 종목이라고 불리지 않는다. 투자 전문가들이 포트폴리오에 넣기를 진지하게 고려하는 종목 중 하나가 되었다.
전기차, 닷컴버블과 묘하게 닮아
그러나 ‘유례없는’ 급등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지도 모른다. 전기차 시장에 대한 맹목적인 낙관론은 과거 닷컴 버블(IT 버블)을 떠올리게 한다. 1990년대에 일부 투자자들은 낯선 분야인 인터넷에 대해 공부하며 아직 검증되지 않은 비즈니스모델에 과감히 투자했다가 큰 폭락을 맛봤다.
게다가 닷컴버블 당시에 거대했던 기업들이 현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시스코, 퀼컴 같은 기업이 아닌 당시 벤처기업에 불과했던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과 같은 기업들이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지금 전기차 시장에서 잘 나가는 기업이라 할지라도 최종 승리자가 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전기차 기업들이 당시 IT 기업과 다른 점은 대부분 아직도 적자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미래에 대한 기대감만을 가지고 전기차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화석 연료가 전기로 전환되는 미래에 발생할 이익에 베팅하고 있는 것이다.
전기차 시장은 실제로 성장 중
물론 전기차 분야에 대한 기대가 근거 없는 것은 전혀 아니다. 전기차 시장은 분명 괄목할만한 성장을 하고 있다.
태양열 LED 항공조명 기업 ARC 애비에이션 리뉴어블의 알리스터 윌모트 회장은 “재생 가능 에너지에 대해서라면 근미래에 가능할 일은 아닙니다. 이미 시작됐거든요”라고 말하며, “이미 신차 40대 중 1대는 전기차입니다. 그 수는 매년 늘고 있지요. 2030년까지 판매되는 새 차의 20% 이상이 아마 전기차일겁니다”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신흥 기업들만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기존 자동차 회사들도 전기차 시장에 앞다투어 뛰어들고 있다. 현재 모든 자동차 기업이 전기차 시장에서의 공격적인 영역 확보에 들어갔다. 전기차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수소 혹은 기타 대체 에너지에도 관심을 갖는 추세다. 심지어 현재 기름 가격이 떨어지고 있음에도 말이다.
당신이 반드시 알아야 할 전기차 미국주식 종목 5가지
그래서 오늘은 규모가 크고 인기가 많은 전기차 주식 5가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추천 리스트는 아니다. 하지만 앞으로 펼쳐질 전기차 시장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정보가 되리라 믿는다.
소개해줄 대부분의 종목이 아직 안정적이라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투자에 있어서 조심을 기할 필요가 있다. 물론 폭락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급등 가능성도 있는 종목들이다. 살펴보고 모쪼록 좋은 선택하기를 바란다.
테슬라 Tesla TSLA
어떤 사람들은 테슬라가 곧 전기차 시장이고 전기차 시장이 곧 테슬라라고 말한다. 테슬라 이전에도 물론 전기차는 존재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전기차를 운전하고 싶어하지는 않았다. 디자인은 약속이라도 한듯 하나 같이 구렸고, 차 자체의 힘 역시 약했다.
테슬라가 모든걸 바꿨다. CEO 일론 머스크의 결단있는 지휘 하에 테슬라는 전기차를 ‘쿨’한 것으로 만들었다.
테슬라의 주가는 전통적인 주식 가치 지표에 따르면 굉장히 비싸다. 거래액이 매출의 10배를 넘는다. 최고의 마진을 남기는 하드웨어 업체인 애플만 하더라도 오직 6.5배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자동차 기업은 0.5배의 수치를 갖는다.
테슬라는 올해 약 50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테슬라의 시가총액으로 미루어본다면 투자자는 자동차 한 대당 55만 달러를 가치를 책정하고 있는 셈이다.
투자자들은 테슬라를 자동차 회사로 평가하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 투자자들은 테슬라를 오히려 기술 스타트업 기업처럼 평가한다. 배터리 기술과 자율주행에 대한 테슬라의 경쟁력을 고려할때 합리적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몇몇은 기술주로서의 테슬라도 여전히 비싸다고 평가한다. 씨티그룹의 애널리스트인 이타이 마이클리는 최근 “아무리 테슬라라 할지라도 현재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납득가능한 펀더먼탈 리스크와 보상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사실 테슬라가 상장된 지난 12년 동안 이와 같은 주장은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그리고 아마 그 주장들 대부분은 일리 있는 지적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의 주가는 계속 치솟고 있다는 것이 오직 우리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다.
니오 Nio NIO
니오는 중국의 전기차 제조기업이다. 니오는 몇 가지 이유로 꽤나 흥미롭다.
우선 중국의 내수 전기차 시장이나 에너지 산업은 크지 않다. 여전히 기름 연료를 수입해오고 있는 중이다. 이는 중국으로 하여금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할 동기를 준다. 에너지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의 대기 오염은 심각한 상황이다. 대도시들 대부분이 공기 오염 문제를 겪고 있다. 화석연료에 벗어나 전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국 대기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코비드19 사태가 심화되기 전인 지난해 말에 2035년까지 중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60%를 전기차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었다.
중국의 전기차 대표기업 중 하나인 니오는 이러한 중국 정부의 정책에 호응하는 좋은 카드다. 2019년 니오의 주가는 무려 230% 상승했다.
하지만 조심해야할 부분이 있다. 중국 주식은 터무니없는 회계로 유명하다. 니오 역시 막대한 규모의 부채를 갖고 있다. 최근 알려진 니오의 부채 비율은 부려 9.3에 육박한다. 가치 평가 역시 문제시 된다.
“이익/성장 기대에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을 고려하면 현재의 주가는 단순히 낙관론적인 수치에 불과하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인 페이 팡은 니오의 투자 의견을 Sell로 강등하면서 코멘트 했다.
니오의 주가는 다시 한 번 큰 폭락을 맞이 할 수도 있다. 오직 시간만이 정답을 알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이런 투기성 짙은 종목에 자신의 돈을 묶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다.
일렉트라메카니카 ElectraMeccanica Vehicles Corp SOLO
만약 니오가 전기차를 소재로 한 투기극처럼 느껴진다면 일렉트라메카니카를 고려해보는 것도 좋겠다.
일렉트라메카니카는 단 63명의 정규직 직원과 2억 1,500만 달러의 시가총액을 가진 캐나다의 작은 업체다.
일렉트라메카니카는 ‘솔로’라는 이름의 전기차를 판매한다. 이 전기차는 조금 특별하다. 좌석 1개에 바퀴 3개를 가진 이 전기차는 자동차라기보다는 고카트에 가까워보인다.
그러나 자동차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방법을 찾는 이들에게는 솔로가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다.
솔로는 2년 전에 대중에 공개되었다. 그러나 2년간 일렉트라메카니카의 주가는 꾸준히 하락세를 보일 뿐이었는데, 지난 5월부터 급격한 반등을 시작했다. 최근 1년간 최저점과 비교했을때 약 270% 상승한 주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물론 일렉트라메카니카 역시 대부분의 전기차 기업과 같이 아직 수익이 나지 않는다. 아주 흥미로운 회사인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매우 위험하기도 하다.
아키모토 Arcimoto FUV
아키모토는 다른 비슷비슷한 전기차 회사들과 묶여 언급되곤 하지만, 그렇게 쉽게 치부할 기업은 아니다.
아키모토는 FUV(Fun Utility Vehicle, 펀 유틸리티 비히클)을 포함한 삼륜 전기차를 제조 및 판매한다.
밝은 색상이 독특한 FUV는 소형이고 다소 비정형적이지만, 합법적으로 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으며 출퇴근 용도 등의 역할을 무리없이 수행한다.
또한 아키모토는 응급, 순찰, 단속 등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모델과 배달 업무를 전문적으로 하는 모델 역시 개발 및 판매하고 있다.
아키모토의 가장 좋은 부분은 테슬라와 직접 경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조금 더 기존 자동차 형태에 가까운데, 아키모토는 훨씬 캐주얼하고 소형차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물론 아키모토의 주식 역시 상당한 거품이 끼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키모토의 주가는 3월 최저가에 비해 480% 상승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워크호스 그룹 Workhorse Group WKHS
워크호스 그룹은 전기차는 물론 전기택배드론까지 제조하는 기업이다.
워크호스 그룹은 이 리스트에 있는 다른 기업과는 조금 다르다. 우선 1998년에 창립해서 다른 기업보다 훨씬 깊은 역사를 갖고 있고, 소비자 차량이 아닌 배달용 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워크호스 그룹은 원래 다른 제조사의 밴을 개조하는 비즈니스로 시작했지만 2015년 합병 후 직접 오리지널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사업 모델을 전환했다.
잠재력은 꽤 명백하다. 배달산업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호황을 누리고 있고, 종식 후에도 배달에 대한 열풍을 쉽게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워크호스는 UPS와 라이더시스템을 고객으로 고려하고 있다.
그런데 워크호스 그룹의 실질적인 실적을 보면 앞선 장황한 설명이 다소 우스꽝스러워진다. 워크호스는 올해 총 400대의 밴을 판매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400만대가 아닌 400대다. 그럼에도 이 회사는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 받는다.
다들 알다시피 비싸다고 평가받는 주식은 언제든 더 오를 수 있다. 로스 캐피탈의 애널리스트인 크레이그 어윈은 워크호스 그룹의 성장 잠재력을 고평가하며 주식의 가격 목표를 주당 12달러에서 27달러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물론 다른 전기차 주식들과 마찬가지로 유의해야할 필요가 있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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